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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 주의) 미키17 줄거리 요약 & 결말 해석 | 봉준호 감독의 복제인간 SF 철학적 관점 해석
    영화 추천해줄 꼬에요/🚨스포주의 영화 줄거리 및 해석 2025. 3. 3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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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17, 봉준호 감독이 그리는 죽지 않는 존재의 정체성 이야기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Mickey 17)’입니다.
    죽음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복제 인간의 시선을 통해, 인간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 그리고 기술 문명의 윤리적 딜레마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 철학적 성찰을 자극하는 수작인데요. 지금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전체 줄거리 요약과 결말 해석, 그리고 철학적 시선에서 바라본 미키17까지 함께 정리해볼게요.


    목차


    1. 영화 정보

    • 제목: 미키17 (Mickey 17)
    • 감독: 봉준호
    • 출연: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외
    • 장르: SF, 드라마
    • 개봉: 2025년 예정
    • 원작: 에드워드 애슈턴의 동명 소설 『Mickey7』
    • 작성일 기준 시청 가능 OTT: 극장 상영중

    2. 줄거리 요약 (스포 주의)

    ① 빚더미에서 도망쳐 행성 개척대에 합류한 미키

    2054년, 지구는 자원 고갈과 사회 불안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미키 반스는 친구 티모와 함께 마카롱 가게를 열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망했고, 고리대 사채업자 다리우스에게 진 빚만 남았다. 다리우스는 채무자를 지구 끝까지 쫓아가 무자비하게 처리하는 인물로, 그에게 붙잡히는 건 곧 인생의 끝을 의미했다.

    그래서 미키는 지구를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지구를 벗어날 방법을 찾던 미키는 티모와 함께 외행성 이주 프로그램, 니플헤임 탐사대에 지원한다. 공포와 초조함에 쫓긴 미키는 지원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채 ‘익스펜더블(Expendable)’ 직군에 체크해버리고 만다.

    익스펜더블은 죽을 때마다 복제돼 다시 살아나는 소모품 인간이다. 신체와 기억을 백업한 뒤, 죽으면 3D 프린터로 새로운 몸을 생성해 다시 임무에 투입한다.
    겉보기엔 최첨단 인력이지만, 실제로는 생체 실험, 극한 환경에 투입되는 일종의 인간 실험체였다.

    미키는 처음부터 죽음의 테스트를 강요당하며 죽음의 공포를 직면했고, 이후에도 반복되는 임무와 실험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보안요원 나샤와 가까워지면서, 절망적인 삶 속에 단 하나의 인간적인 유대를 느끼게 된다.
    그녀와의 관계는 미키에게 유일하게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해주는 버팀목이었다.

     

    ② 얼음 동굴 사고, 그리고 기적적인 생존

    니플헤임에 도착한 지 4년 후, 미키는 탐사대의 일원으로 얼음 동굴 탐사 임무에 투입된다.
    극한의 추위와 미지의 지형 속에서 그는 다른 대원들과 함께 깊은 동굴 안으로 진입하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외계 생명체 ‘크리퍼’와 마주하게 된다.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동료들은 공포에 휩싸여 곧장 총을 쏘기 시작한다.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동굴 구조는 무너지고, 대원 한 명이 목숨을 잃는 혼란 속에 미키는 홀로 크레바스(얼음 지형의 깊은 틈)로 추락한다.

    깊고 어두운 틈 속에서 미키는 구조 요청을 보낸다. 마침 티모가 조종하는 비행선이 접근하지만, 티모는 그를 구하지 않고 무기만 챙긴 후, 그 자리에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어차피 죽으면 다시 복제되어 깨어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자신을 구해주지 않는다는 현실은, 미키에게 다시 한 번 이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소모품’일 뿐임을 각인시킨다.

    절망 속에 갇힌 채 외계 생명체의 접근을 받은 미키는 곧 죽음을 예감하지만, 크리퍼들은 뜻밖에도 그를 공격하지 않고, 힘을 합쳐 크레바스 밖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게 미키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하고, 채집 트럭을 통해 기지로 복귀하게 된다.

     

    ③ 복제된 또 다른 나, 미키 18의 등장

    기적처럼 혹한의 위기에서 살아남아 기지로 돌아온 미키.
    하지만 그를 반긴 건 환영도, 따뜻한 말도 아니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건 믿을 수 없는 광경 — 바로 자신과 똑같은 외모와 기억을 지닌 또 다른 존재, ‘미키 18’의 존재였다.

    이는 ‘미키 17’이 죽었다는 잘못된 보고에 따라, 시스템이 자동으로 18번째 복제체를 프린트해낸 결과였다.
    익스펜더블 규정상 복제는 죽음이 확실시될 때만 가능하지만, 그 순간 시스템은 판단을 앞질러 움직였고, 그 결과 두 명의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는 ‘멀티플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것.
    멀티플은 과거에도 대규모 사고와 혼란을 불러온 전례가 있는 중대한 금기였다.
    복제인간 사회에서 '나는 단 하나여야 한다'는 불문율이 지켜져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기지 안에는 두 명의 ‘진짜 미키’가 서로를 마주한 채 공존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이게 되고, 두 존재 모두 생존을 위협받는 위태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④ 이중생활과 동거, 그리고 위태로운 균형

    미키 17과 18은 시작부터 서로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다.

    특히 18은 미키 17보다 훨씬 강단 있고 거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에게 17은 약하고 쓸모없는 존재에 불과했고, 존재 자체가 불편한 경쟁자였다.

    소각로까지 끌려간 미키 17은 기회를 틈타 18을 없애려다 들키고, 결국 두 사람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상황은 급변하고, 들키면 둘 다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몸을 숨긴다.

    그 소리는 뜻밖에도 티모의 것이었다. 그는 소각로에서 '옥시조폴'이라는 마약을 유통하고 있었다. 이를 본 미키 18은 과거의 감정(티모 때문에 거대 빚을 지게 됨)을 되새기며 티모를 죽이려 한다. 미키 17은 이를 말리지만, 18은 독단적으로 티모를 소각로로 밀어버린다. 티모는 간신히 돌출된 부분을 붙잡고 생존하지만, 17은 그를 구하려 하고 18은 끝까지 제거하려 하며 두 사람 사이에 또 한 번 격렬한 충돌이 일어난다.

    직원들의 발소리가 들리자, 다시 긴장이 감돌고 17은 몸을 숨긴다. 18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 마치 티모가 실수로 빠질 뻔한 것처럼 위장하며 그를 꺼내준다. 티모 역시 그 말에 동의하며 상황은 무마된다.

    사건이 정리된 후 18은 아무렇지 않게 나샤의 방으로 향한다. 17은 이를 막기 위해 뒤따르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이 케네스 함장과의 저녁 만찬에 초대된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결국 미키 17은 만찬에 참석하기로 한다. 하지만 만찬에 나온 미키가 먹은 배양육 스테이크에는 시험용 성장 호르몬이 들어 있었고, 그는 극심한 고통에 휩싸여 죽음 직전까지 이르게 된다.

    의료진이 급히 투입되어 진통제를 투여했지만 효과는 지연됐고, 케네스는 총으로 안락사를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카펫에 구멍이 난다는 이유로 총을 쏘지 말라는 케네스 아내의 만류는, 미키가 어떤 존재로 취급받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결국 미키는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으며 살아남지만,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이 그저 실험 대상,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⑤ 위태로운 공존의 붕괴, 그리고 체포

    만찬 자리에 있던 '카이'의 방에 잠시 몸을 추스르러 들어간 미키 17은 카이의 플러팅을 받지만, 나샤에 대한 마음 때문에 그녀의 유혹을 거절하고 방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곳에는 미키 18과 나샤가 함께 있었고, 심지어 둘은 옥시조폴까지 흡입한 상태였다. 

    이때 미키17을 찾으러 온 카이가 방 문을 열고 들어오고, 두 명의 미키를 목격하게 된다.
    동시에 미키 18은 케네스가 미키를 조롱하며 실험체 취급한 이야기를 듣고 격분해, 그를 암살하기 위해 기지를 빠져나간다.

    한편, 케네스는 행성 탐사 기념식을 열고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 바위를 절단하던 중 안에서 튀어나온 새끼 크리퍼들로 인해 소동이 발생한다. 그 틈을 타 미키 18이 총격을 가하지만 암살은 실패하고, 미키 17과 나샤까지 현장에 도착하면서 두 미키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들통난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한 마리의 크리퍼는 보안팀에 의해 죽고, 나머지 한 마리는 과학팀에 의해 포획된다. 이후 미키 17, 미키 18, 나샤는 모두 감옥에 수감된다.

    감옥 안에서 미키 17은 과거 자신을 살려준 크리퍼의 행동을 되짚으며, 그들이 적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구해준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바로 그때, 티모가 감옥을 찾아와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았다며 두 미키 중 한 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통보한다.

    이 때 그동안 살아 남으려 발버둥 치던 미키 18이 무슨 영문인지 자신이 대신 죽겠다고 나선다.
    티모는 처음엔 넘어가지 않았으나 결국 설득되어 그를 꺼내기 위해 간수를 감옥으로 접근 시키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미키 18과 나샤가 간수를 쓰러트린 후 그의 품에서 열쇠를 빼앗고 감옥을 빠져 나와 티모까지 제압에 성공한다.

    하지만 미키를 위해 분노한 나샤는 티모를 전기톱으로 죽이려 하고, 이를 미키 17이 가까스로 말리며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이 소동으로 인해 보안팀이 들이닥치고, 세 사람은 다시 케네스 앞에 끌려가게 된다.

     

    ⑥ 케네스의 독단과 크리퍼와의 협상

    크리퍼들이 본부를 포위한 가운데, 미키 17, 미키 18, 그리고 나샤는 케네스 앞에 끌려간다.
    기지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었고, 복도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수백 마리의 크리퍼가 원을 그리며 기지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 이유는 과학팀이 포획한 새끼 크리퍼에게 가한 고통 때문이었다. 실험과 학대가 이어지자, 그 비명을 들은 크리퍼들이 집결한 것이다.

    하지만 케네스는 이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며, 무력으로 제압할 계획을 세운다.
    나샤는 그런 케네스를 강하게 비판하며, 크리퍼들이 이 행성의 원주민이며 공격 의도가 없었다는 정황을 근거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케네스는 크리퍼들을 ‘추악한 외계 생물’로 단정지은 채,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사형을 앞둔 미키들에게 기억 백업 데이터를 삭제해 다시는 복제되지 못하도록 만들고, 폭탄 조끼를 착용시킨 뒤, '크리퍼의 꼬리를 먼저 100개 가져오는 쪽만 살려주겠다'는 식의 협박성 임무를 내린다.
    사실상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 조건이었다.

    마지막 희망으로, 미키들은 과학자 도로시가 개발한 크리퍼 통역기 시제품을 들고 크리퍼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크리퍼들의 지도자 ‘마마 크리퍼’는 그들과의 대화를 받아들이지만, 충격적인 요구를 내놓는다.

    인간들이 죽인 아이 ‘루코’에 대한 대가로, 조코(현재 붙잡힌 새끼 크리퍼)를 해방할 것과, 공평하게 인간 한 명이 죽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크리퍼들은 특유의 괴성을 발산해 지구인 모두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남긴다.
    그 말과 함께 크리퍼들은 하늘을 향해 촉수를 뻗으며, 전면전의 기운을 드러낸다.

     

    ⑦ 케네스의 무력 진압 계획

    크리퍼의 꼬리를 자르기는 커녕 '마마 크리퍼'와 대화 중인 미키들의 모습을 본 케네스는 ‘외계 생명체와의 첫 교섭’을 기록에 남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크리퍼들을 몰살시킬 계획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눈보라 때문에 통신이 불안정한 틈을 타, 케네스는 신경가스를 싣고 장갑차를 이끌며 무력 진압을 준비하고 통제실은 그의 아내 '일파'가 임시 지휘를 맡게 된다.

    크리퍼들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마마 크리퍼를 보호하기 위해 집단을 여러 무리로 분산시켜 위치를 숨기며 방어 태세에 들어간다.
    마마 크리퍼 앞에서 연설을 하려던 케네스는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자 크리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지시한다.

     

    ⑧ 희생의 선택, 자폭을 택한 미키 18

    마마 크리퍼와의 협상 조건을 수락한 미키 17은 조코(새끼 크리퍼)를 구출하기 위한 신호를 본부에 보낸다.
    그 신호는 평범한 수화가 아니라 나샤와만 통하는 암호 같은 동작이었고, 나샤는 이를 눈치채고 일파를 제압해 구출 작전을 실행한다. 하지만 일파의 저항으로 위험에 처했으나, 나샤는 가까스로 조코를 구조해낸다.
    이때 케네스의 폭정에 불만을 품었던 보안팀 일부가 반란에 동참하며 분위기가 바뀐다.

    마마 크리퍼는 조코를 되찾고, 인간 측의 희생을 요구한다.
    이때 미키 18이 자발적으로 케네스를 지목하며 접근한다.
    케네스는 그를 회유하려 하지만, 미키 18은 폭탄 조끼를 작동시켜 함께 자폭하며 크리퍼와 인간 사이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는다.

     

    ⑨ 공존의 시작과 익스펜더블의 종말

    6개월 후, 니플헤임은 평화를 되찾고 인간과 크리퍼는 공존을 택하게 된다.

    마마 크리퍼는 예전의 전멸 위협은 허풍이었다고 고백하고, 티모는 다리우스의 하수인을 물리친 뒤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한편, 케네스를 잃은 탐사대는 혼란에 빠지지만 나샤가 의장으로 나서며 질서를 재정비한다.
    그리고 익스펜더블 제도는 공식 폐지되었다. 그 상징으로 미키가 프린트 기계를 직접 폭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버튼을 누르기 직전,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일파의 환영과 같은 존재와 마주치고, 그것이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순간을 겪는다.
    그러나 그는 끝내 현실을 직시하고, 굳은 결심을 하며 프린트 기계를 파괴하는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미키17은 '미키'가 되어 자신의 삶과 과거를 마무리짓는다.

     


    3. 철학적 관점에서 본 미키17

    『미키 17』은 복제, 죽음과 재탄생, 이중 자아, 타자성과 같은 철학적 주제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SF와 인간다움에 대한 고찰의 만남! 철학적 시각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카르트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는 능력’에서 찾았습니다.
    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육체보다 의식, 즉 ‘생각하는 주체’가 존재의 근거임을 강조합니다.

    『미키17』에서 주인공 미키는 반복해서 죽고 복제되는 운명을 지녔습니다. 그는 죽을 때마다 새로운 육체로 재탄생하지만, 그와 함께 복제되는 것은 단순한 신체가 아니라 기억과 의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외형적으로 동일한 존재가 존재하더라도 ‘나’라고 인식하는 자아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미키 17과 미키 18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같은 육체와 같은 기억을 가졌지만 ‘나’라는 자각과 정체성은 독립된 존재로 작용합니다.

    이는 데카르트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육체는 바뀌거나 복제될 수 있지만, 자신이 스스로를 인식하고 생각하는 그 의식의 중심이야말로 진정한 ‘존재의 증거’라는 것입니다.
    『미키17』은 복제와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 곧 자기 인식의 의지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이데거 – 실존, 죽음, 그리고 '현존재(Dasein)'

    하이데거는 인간을 ‘죽음을 자각하는 유일한 존재’라 말하며, 죽음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인간을 ‘현존재(Dasein)’, 즉 세계에 던져진 존재라고 규정하며, 실존은 죽음에 대한 자각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속 익스펜더블은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어 되살아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실제로 미키 17 역시 여러 차례 죽음을 경험하면서, 처음엔 두려움에 떨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죽음을 ‘일’처럼 받아들이며 담담하게 순응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죽음’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실존적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미키는 자신의 기억과 의식이 항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언제든 복귀 가능한 죽음’에 익숙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상에 균열이 생긴 건, 미키 18의 등장 이후였습니다.
    복제 시스템의 오류로 또 다른 자아가 함께 존재하게 되자, 미키는 ‘자신이 죽으면 이제 그 기억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 순간, 그는 처음으로 '진짜 죽음', 즉 자신의 연속성과 정체성이 완전히 소멸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자각합니다.
    그동안 죽음이라는 과정을 통과해도 ‘나’는 살아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는 자신이 죽으면 그 자리에는 더 이상 ‘나’가 없다는 실존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전환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에의 존재(Sein-zum-Tode)’와 일치합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기술로 회피하는 삶은 실존이 아닌 ‘비실존적 존재’에 머무르며, 오히려 죽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키 17』은 바로 이 깨달음의 순간을 통해, 미키가 시스템에 종속된 복제 가능한 실험체에서 실존적 자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구성해가는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결국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그를 옥죄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자각의 계기가 되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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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폴 사르트르 – 자유와 선택, 책임

    사르트르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고 말하며, 인간은 태어나면서 어떤 정체성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절대적인 자유를 지닌 존재이며, 따라서 선택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미키 17』의 미키는 ‘익스펜더블’이라는 본질을 부여받고 출발하지만, 그 본질에 저항하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쟁취하려는 선택을 거듭합니다.
    특히 미키 18이 케네스와 함께 자폭하는 장면은, 죽음이라는 대가를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실존적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는 사르트르의 철학처럼, 운명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인간성을 구성해나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레비나스 – 타자성과 윤리

    레비나스는 ‘윤리란 타자의 얼굴과 마주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타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대상화하는 순간 인간은 폭력의 주체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에게 타자는 우리가 지배하거나 해석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엄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미키는 처음에는 크리퍼를 적대적인 외계 생명체로 인식하지만, 그들과 마주하고 교감하며 그들도 감정과 공동체, 가족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특히 크리퍼들이 미키를 크레바스에서 구해주고, 새끼 크리퍼를 잃은 후 보여주는 애도는 인간과 다르지 않은 감정을 가진 타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미키 17』은 타자를 향한 공감과 존중을 통해 지배와 착취의 윤리를 넘어서는 공존의 윤리를 제시하며, 레비나스적 타자 철학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 – 악의 평범성과 시스템의 무감각

    아렌트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통해, ‘악은 괴물이 아닌, 생각 없는 평범한 인간의 순응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시스템에 무비판적으로 복종하는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영화 속 케네스는 ‘이주의 명분’, ‘질서 유지’, ‘생존’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을 실험체로 만들고, 외계 생명체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정당화하며, 오히려 영웅적인 개척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미키는, 그런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면서도 점차 스스로 판단하고, 저항하며, 윤리적 선택을 실천하는 존재로 변화해갑니다.
    따라서 『미키 17』은 기술문명 속 무비판적 순응이 초래하는 비윤리적 현실을 비판하며, 주체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렌트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니체 – 초인과 자기 극복

    니체는 초인(Übermensch)을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관을 넘어서는 자기 창조적 인간상을 추구했습니다.

    『미키 17』에서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 소모품으로서의 운명, 복제된 정체성 등 주어진 조건 안에서 무력감과 혼란을 겪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복제 시스템을 파괴하고, 자신을 규정하던 모든 구조를 스스로 해체합니다.

    이는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삶을 재창조하는 니체의 초인과 유사한 모습이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끝까지 지켜내는 미키의 선택은 자기 극복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4. 감상 포인트

    『미키 17』은 단순한 SF 블록버스터가 아닌, 철학적인 주제와 상징이 응축된 작품입니다.
    복제와 죽음을 반복하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죽음을 피하는 것이 과연 삶의 본질인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영화는 인간 정체성의 위기와 기술의 윤리 문제, 그리고 타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철학의 고전적인 질문들을 현대적 상황 속에서 날카롭게 던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5. 마무리 정리

    저의 철학적 해석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키 17』이라는 흥미로운 작품을 바라보는 데 있어, 이런 해석이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감상의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어떤 철학적 질문을 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 수 있다는 점, 그것이야말로 영화가 가진 진정한 매력 아닐까요?

     

    혹시 오늘 포스팅이 흥미로우셨다면,
    다른 영화들의 해석이나 리뷰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밖에도 재미있는 영화 추천 글들도 많으니, 어떤 영화를 봐야할지 모르겠을 때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gaebbul.tistory.com/292

     

    (스포 주의) 테넷 줄거리 요약 & 결말 해석 | 시간 역행의 미스터리 쉽게 정리 1탄

    테넷 (TENET) 줄거리 요약 & 결말 해석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테넷 (TENET)》은 시간 역행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복잡한 구조로 많은 관객들에게 혼란을 안겨주었죠.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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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237

     

    2025년 개봉 예정 영화 추천 모음 : 해외편 2탄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은 2025년에 개봉 예정인 해외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OTT 시장의 강세 속에서도, 여전히 극장에서의 경험을 선사할 작품들이 2025년에도 개봉을 앞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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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236

     

    2025년 개봉 예정작 국내영화 추천 모음 1탄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은 2025년에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요즘 영화 시장은 점점 더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점점 올라가는 티켓 가격과 OTT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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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244

     

    2025년 개봉작 한국영화 추천 모음 3탄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은 2025년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기대작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1탄과 2탄에서 개봉을 앞둔 국내 영화 및 해외 영화를 소개해드렸는데요,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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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가 참신한 재미있는 해외 영화 추천 인생 철학

    오늘은 왓챠 플레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해외 영화 3편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편 모두 흥미진진한 소재들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줄거리만 보아도 흥미진진해 그 영화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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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224

     

    블랙미러 같은 영화 추천 모음 1탄 : 다크 미래 SF 디스토피아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미러'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들고 왔습니다.블랙미러는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윤리관을 앞서나갔을 때의 부정적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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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의 가치 SF영화 추천 모음

    안녕하십니까.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상상력을 무기로 삼은 SF영화들입니다. SF는 Science Fiction의 줄임말로 번역을 하면 공상 과학이 됩니다. 영화는 인간의 무궁한 상상력을 담을 수 있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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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공상 과학 영화 추천 모음 2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SF영화 추천 포스팅을 들고 왔습니다.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상상력의 가치 '공상'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과학'에 초첨을 맞춘 영화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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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176

     

    SF 영화 추천 모음 3탄 : 개꿀잼 스릴러 편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오늘은 재미있는 SF 영화들만 모아 왔습니다. 꿀잼 보장 하니 영화를 몰입감 있게 볼 집중력만 들고 오시면 됩니다. #영화추천 #SF영화 1. 인셉션 ★★★☆ 웨이브 /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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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93

     

    인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 추천 : 삶의 고찰 (행복이란..)

    영화를 보며 등장인물에 자신의 삶을 비추어 봅니다.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삶을 담고 있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때로는 그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기도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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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ebbul.tistory.com/313

     

    과학의 날 영화 추천|과학이 만든 위대한 상상과 현실 딜레마를 담은 영화

    안녕하세요. 개뿌립니다. 4월 21일, 오늘은 과학의 날입니다.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부터, 우주를 향한 도전까지 우리 삶을 바꾸는 수많은 것들이 과학의 힘에서 비롯되었죠.그래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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